나의 “쥐똥이”와 오늘의 성찰
늘 아침에 늦게 나오는 나는 사무실 이사한 후 두 가지 걱정을 하면서 출근한다. 과연 주차 공간이 남아 있을 것인가와 주차 실력이 최대 약점인 나는 그 좁은 공간에 뚱뚱한 내 차를 잘 집어넣을 수 있을까이다. 그래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체구 날렵한 깜찍한 차로 바꿨는데, 커다란 SUV를 몰고 다니는 딸애가 “쥐똥이’라는 애칭을 붙여주었다.
어제 아침 출근길에 “쥐똥이” 엉덩이가 엄청난 부상을 당해서 현재 입원 중이다. 여간 마음이 아픈 게 아니다. 고속도로의 Exit 부근 차선은 차들이 밀려 있다가 Exit을 벗어나면 길이 뻥 뚫려서 차들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제법 빠른 속도를 유지하던 앞 차가 급정거를 하여 나름 민첩한 (?) 나는 브레이크를 밟으며, 순간 ‘아! 뒤차는 어쩌지?’ 생각하는 차에, 뒤차가 여지없이 “쥐똥이”의 엉덩이를 사정없이 들이 받은 것이다. “쥐똥이”는 비록 몸집은 약체지만, 성능만은 대단해서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제동 거리가 짧아 급정거가 가능한 유능한 애다.
40여년 운전하면서 경미한 접촉사고가 꽤 있었다. 대부분 주차장 기둥을 박거나 주차하다 옆의 차를 긁었다. 주행 중 접촉사고가 있었는데, 왜 나의 보험 아저씨는 상대방 보험 아저씨에게 강하게 밀어붙이며 어필하지 않는가 답답한 적이 있었지만 그냥 넘어갔다. 한데 내가 다친 경우는 생애 처음이다.
사고 당시에는 아픈 곳이 없었는데, 오후부터 목, 등,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멀쩡한 것 같아 하루 입원하여 지켜보는 게 좋겠다는 의사 선생님 말씀을 듣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늘은 본격적으로 통증 부위가 확장이 되었고, 목을 돌리기도 팔을 올리기도 어려워졌다.
검사와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이렇게 오랜 시간 전화기와 컴퓨터를 멀리 한 적이 있었던가 싶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입원실에 누워 내가 소환해 낼 수 있는 유년기 추억부터 지금까지의 내 삶을 반추해 보기로 했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가 꽤 오래 살았으니까.
나이 오십이 되었을 때 사무실을 열었다. 그냥 멋도 모르고 출근하는 아침이 설레었다. 하지만 “Head-Start” 해도 모자랄 판국에 20년 멀리 뒤떨어진 곳의 출발점에 서 있는 것이 불안했고 조급했다. 그래서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30대 가졌던 나의 악착 같은 ”Relentless Spirit”를 불굴의 의지, 탄력성 (Resilience), 열정, 근성, 인내심이라고 스스로를 칭찬하면서 끈질기게 버텨왔다.
평소에는 집과 사무실 쳇바퀴 돌 듯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었다. 물리치료를 받으며 내 생각, 감정, 행동을 돌아보면서 나의 가치관, 윤리관에서 벗어난 행동은 하지 않았는가 반추해 봤다. 나의 “Tenacious Attitude”가 내 아이들이나, 우리 직원을 아프게 하지는 않았는지, 나의 무의식적인 말이나 행동이 상처를 주거나 갈등의 단초가 되지는 않았는지, 좀더 배경을 살폈어야 했는데, 나의 선입견이 작동하여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기 싫어서 단절이나 차단을 시도하지는 않았는지, 20년간 쌓은 지식이나 경험이 오만으로 변질되지는 않았는지, 나름 리더십이나 비전이라고 여겼던 것이 독선으로 비쳐지지는 않았는지, 오랜 만에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내게는 살아 갈 날보다 이미 살아온 날이 더 많다. 그리 길지 않은 날들을 의미 있게 살아가야 하려면 어찌해야 하나?
성찰과 반성은 참으로 중요하다:
중고등 학생은 부모와 교사의 통제를 받다가 대학 시절부터는 자율성이 커지는 만큼, 정해진 길이 없는 시기이다.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기보다,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스스로 물어보고 고민해야 나 다운 삶의 방향을 찾을 수 있다. 성찰은 그 시작이다.
자유로운 결정이 주어진 시기부터는 더 나은 선택과 판단을 위해 반성이 필요하다. 대학 생활에는 전공, 친구 관계, 연애, 진로 등 크고 작은 선택이 많다. 그때마다 충동적이거나 남의 기준에 휩쓸리면 후회하기 쉽다. 성찰은 내 안의 생각과 감정을 들여다보며, 더 신중하고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간은 누구나 실패하고 후회하는 일이 생긴다. 중요한 것은 그 실수를 그냥 넘기지 않고, 왜 그랬는지 돌아보며 배우는 것이다. 반성 없이 지나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만, 성찰은 실패를 성장의 자산으로, 발전의 기회로 만들어 준다.
성인으로서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려면 자기 감정을 스스로 다스리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줄 알아야 한다. 성찰은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말이나 행동을 되돌아보게 해주고, 나도 모르게 남에게 상처 주는 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므로 감정과 인간관계를 건강하게 관리해 준다.
하루 하루 내 앞의 문제에만 집착하다 보면 장기적인 목표를 잊기 쉽다. 정기적으로 나의 목표, 가치, 방향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습관이 있어야,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다. 성찰은 나침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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