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학 입학 과정 - 사례1
독일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 독일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시험이라 할 수 있는 Abitur에 합격해야 한다. 조기 유학하여 독일에서 중, 고등학교를 마친 학생이라면 Abitur를 치른 후 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데 독일의 학부 과정은 3년이며 대부분 공립대학에서는 학비가 들지 않는다. 사립대학의 경우도 미국 대학이나 기타 유럽의 나라에 비하여 저렴한 학비로 학업이 가능하다. 공립대학의 경우에는 대학원 과정도 등록금을 내지 않는다. 의학, 수의학, 치의학과도 국가고시를 봐야 하지만, 학부에 다니는 동안에 학비는 면제된다.
독일 고등교육진흥원 (Deutscher Akademischer Austauschdienst)에서는 각 나라 학생들의 독일 입학 지원 자격을 엄격하게 구분하여 기술해 놓았다. 우리나라 학생이 독일 대학에 입학하려면 고등학교 내신성적, 수능성적, 독일어 능력 시험 성적이 필요하다. 수능 성적이 4.4등급 미만의 경우 한국의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독일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 그러나 수능 시험 성적이 없거나 취약한 경우에는 바로 입학할 수 없고, 검정고시를 친 학생도 곧바로 대학 입학은 불가하다. 이런 학생들은 한국의 전문대학 이상 4년제 대학에 입학하여 1~2년간 대학 수업을 받고 35학점 이상을 취득해야 비로소 독일의 학부 입학이 가능해진다. 한국에서 전공한 것과 같은 전공 혹은 동일한 계열의 전공을 선택하여 입학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4년제 대학을 마친 경우에는 문과 이과 교체 혹은 전공을 변경하여 입학할 수 있다.
독일 대학 입학 자격을 가졌다 할지라도, 대학에 바로 입학하여 수업을 따라 갈 수 있는 독일어 능력을 구비한 한국 학생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은 대학입학 준비과정 (Pathway) 이라 할 수 있는 Studienkolleg을 통하여 독일어 능력을 연마하고 전공에 관련된 학과목을 약 1년간 수강한 후 대학에 입학하게 된다. 이 과정을 Studienkolleg, 영어로 번역하면 Foundation Program이다.
Studienkolleg의 경우에는 공립대학교에서 제공하는 준비과정도 있고 사립대학교에서 제공하는 준비과정도 있다. 심지어 독일어 어학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공립대학의 Studienkolleg은 학비가 무료인 반면 사립학교에서는 학비를 받지만, Studienkolleg의 졸업 시험 격인 Feststellungsprufung에 성공적인 합격률을 고려하면 학비를 지불하더라도 양질의 교육을 받아 1년 안에 독일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사립대학에서 제공하는 Studienkolleg에서는 입학에 필요한 독일어 시험에서 B2 혹은 C1 수준의 독일어 능력을 배양하고 전공에 필요한 기본적인 학과목을 가르치며, 대학 입시 상담과 함께 필요한 입학 수속 서비스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일부 사립 대학에서는 성공적으로 Studienkolleg을 이수하면, 자동으로 학부 입학을 허가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대학을 지원하면서, 이 대학은 보험을 들어 두듯 합격이 보장된다면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사립대학의 Studienkolleg을 선택하면 좋을 것이다.
직접 학부에 지원하는 경우, 필요한 지원 서류는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 직접 원서를 제출하거나, Uni-Assist를 통해 제출한다. Uni-Assist는 마치 영국의 UCAS와 같이 모든 대학의 입학 원서를 한꺼번에 받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기관이다.
UNI-ASSIST 지원 시 필요한 서류
① 고등학교 성적증명 및 졸업 증명서 원본 (영문)
② 수능성적: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영문으로 발급
③ 대학교 성적증명 및 졸업증명 원본 (영문)
④ 독일에서 Studienkolleg을 수강한 경우 졸업시험 (Feststellungsprüfung) 성적표
⑤ 독일어 능력 시험 성적표
⑥ 영어로 수업을 들을 경우 TOFEL CBT 217 또는 IBT 81 / IELTS 6.5 이상
⑦ 영어+독일어로 진행되는 프로그램 TOFEL IBT 81 / IELTS 6.5 이상 + 독일어 ZD 이상
⑧ 여권사진 (4 x 5 cm) 4-5장.
⑨ 여권 복사본
⑩ 경력이나 인턴쉽 증명
⑪ CV (이력서)
지원 시기와 학기시작
독일은 연방제로 주마다 관련된 교육법이 다르기 때문에 학기를 시작하는 시기도 원서를 접수하는 시기도 동일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10월 또는 4월 초순에서 중순에 시작한다. 독일에서는 4월에 시작하는 학기를 여름학기 (Sommersemester)로, 10월에 시작하는 학기를 겨울학기 (Wintersemester)로 부르기 때문에 다소 혼돈을 겪기도 한다. 정규 학업이 시작되는 시기는 겨울학기이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여름학기에 학생을 받아들이기도 하므로 지원 대학에 상세한 입학 정보를 문의를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겨울 학기 원서는 7월 15일, 여름 학기 원서는 1월 15일에 마감하게 된다.
독일어 능력 시험
독일에서 학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학에서 요구하는 일정 수준의 독일어 능력 시험 (Test DAF, Telc 등)에 합격해야 한다. Studienkolleg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지원 당시 적어도 초급 이상의 독일어 실력이, 학부에는 중급 이상의 독일어 능력이 요구되는데, 여기서 초급이란 독일어를 하루에 4-5시간씩 집중 수업을 들었을 때 5-6개월 과정을 수료하고 독일어 능력 시험에서 B1 수준에 합격한 것이고, 중급은 B2 혹은 C1 수준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어학 시험에는 말하기, 듣기, 쓰기, 독해 등이 포함되어 있다.
A군의 독일 유학 길은 파란만장했다. A군은 국내 마이스터고등학교에 재학할 때 수능시험을 치지 않고, 고등학교와 연계된 과학기술교육대학에 입학하여 1학년 과정을 마쳤다. A군은 독일의 공과대학 입학에 꿈을 이루기 위해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A군은 독일 유학에 열정적인 꿈을 가지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독일 대학의 입학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는 고3 때 외부 회사에 나가 인턴을 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고교 학습과정을 이수하지 않았다. 고등학교의 핵심 교육과정인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의 이수 학점이 턱없이 부족했다. 또한 수능 시험도 치르지 않아서 수능 점수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게다가 기술과학대학에서도 평소에는 실습하고 주말에 학교 수업을 몰아서 들었기 때문에 학과목 이수 시간과 학점도 부족했다. 즉 A군의 현재 스펙으로는 독일 유학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 상태였다.
A군의 간절한 독일 유학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필자는 꼼꼼하게 카운슬링을 진행하고 수속 단계에서 부단한 노력을 경주했다. 우선 A군의 부족한 대학 학점과 학업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전공과목에 해당하는 과목을 온라인으로 이수하게 했다. 미국에서 개발하여 전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Coursera에서 A군에 적합한 학과목을 추천했다. Studienkolleg에 지원하는 대학에 연락하여 한국의 마이스터고등학교의 특수성을 설명하는 서류를 만들어 마이스터 고교장의 사인을 받아 독일 대학에 보냈다. Studienkolleg의 입학담당자와 A군의 인터뷰를 주선하여 A군이 한국의 고등학교에서 무엇을 공부하고, 무슨 실습을 하여 공학을 전공할 때 어떤 혜택을 받게 되었는지, A군은 왜 독일의 유학을 꿈 꾸고, 왜 전기전자공학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지, 독일 대학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한 후 궁극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자기소개서 (Personal Statement)를 작성하도록 했으며, 그 내용을 감수했다. 또한 인터뷰 스킬을 연마하도록 했으며, 수 시간에 걸쳐 실전 인터뷰 연습을 시켰다.
드디어 인터뷰를 끝내고 University of Paderborn의 입학사정관으로부터 합격의 낭보를 받는 쾌거를 이룩했다. A군의 독일어 능력은 A0 상태였기 때문에 다소 학비가 들더라도 Studienkolleg을 마치면 자동적으로 학부에 입학이 결정되는 사립대학을 선택하도록 했다. 청운의 꿈을 가득 싣고 A군은 독일 유학 생활을 시작하여 1년 동안 Studienkolleg을 마치고 Feststellungsprüfung 시험을 치게 되었다. 아뿔싸! A군은 그토록 어렵게 입학한 Studienkolleg의 졸업 시험에서 전공과목 한 과목을 낙제하게 된 불운을 겪게 되었다. A군을 위한 수호천사인 필자는 수퍼맨 복장으로 다시 한번 A군을 위해 등장하게 된다.
특정 대학의 Studienkolleg에서는 일단 낙제를 하게 된 경우 다시 한번 시험을 칠 기회를 주기 않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다시 한번 입학처장을 설득하게 된다. 다행히도 A군이 진학했던 Paderborn University에서는 낙제한 과목만 한 학기 정도 수업을 하게 하고 재시험을 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이듬해 Feststellungsprüfung 시험을 간신히 패스하게 되어 A군은 6개 대학을 지원했다. A군은 이제 Hannover Leibniz University의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 꿈에도 그리던 전기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있다.
A군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독일 유학을 떠난 케이스이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중고등 학생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독일어를 연마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독일의 중고등학교에 조기 유학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일의 중고등학교에서는 독일어로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정규학교에 입학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그래서 1년 정도 독일어를 집중적으로 수업하는 독일어 집중 보딩스쿨에 입학하게 된다. 독일어 수업에 중점을 두면서, 독일어 능력에 따라 다른 학과목 공부를 첨가하며, 방과 후에는 여러 가지 특별활동과 주말여행을 통해 독일어 학습은 물론 독일 문화에 익숙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대학 > 유럽 및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B.H.M.S. Graduation Ceremony (0) | 2022.07.26 |
---|---|
세계의 의과 대학교 - 이탈리아 (0) | 2021.09.27 |
주목할 만한 전공을 제공하는 유럽의 대학교 (2) (0) | 2021.07.17 |
독일 대학 입학 과정 - 사례2 (0) | 2021.06.15 |
독일 대학교 입학과 스투디엔콜렉 (Studienkolleg) (0) | 2021.06.15 |
영어로 수업하는 독일대학교 IUBH (0) | 2020.12.15 |
FIGS Education (3) (0) | 2020.07.13 |
FIGS Education (2) (0) | 2020.07.10 |
FIGS Education (1) (0) | 2020.07.09 |
Transfer from the US/UK to Switzerland! (0) | 2020.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