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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쿼이아 그룹/유학관련

유학원 백태 (2) 유학 후에도 반복되는 사교육의 실상

by yhpark@seqgroup.com 2010. 3. 5.


현지 유학원들의 홈스테이 방학 특강의 문제점

A군 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80년대 초반 하버드 대학교의 석사과정에 수학하는 도중 만나 결혼하여 늦둥이 A군을 두게 되었습니다. A군의 어머니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아버지는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였고요. A군의 부모는 여느 부모와는 달리 A군이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공부를 하거나, 강박관념을 가지고 공부하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어릴 때에는 자연을 만끽하며 풍부한 인간적 감성을 발전시켜 나가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집과 학교, 과외, 학원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해야 하는 우리 교육의 현실은 A군의 부모의 교육적 염원과는 엄청난 괴리가 있었습니다. A군의 부모는 학업에 있어서는 모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비록 A군의 현재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결코 초조해 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A군의 Fundamental을 견고하게 다지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았지요.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긴 여정의 마라톤에서는 기초 체력을 든든하게 다지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학원에 시달려야 하는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A군은 운동을 하고, 음악과 여가 활동을 즐겼습니다. 그러나 좋아하는 운동을 하려 했지만 함께 운동을 해 줄 파트너를 찾기가 쉽지 않았고, 파트너를 찾아 열심히 운동을 하더라도 친구의 부모는 이것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이것 보다 더 큰 문제점은 A군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성적이 떨어지자 자신감을 잃고 의기소침해 지며 몸을 움츠려 다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A군의 어머니는 자신이 몸 담았던 Boston 지역으로 A군을 유학을 보내기로 마음 먹고 Boston 지역에 위치한 유학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미국 현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의 사정에 정통하리라 생각하니 믿음이 갔습니다. 모든 스태프들이 Boston 근처의 아이비 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라는 유학원장의 선전에 더욱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원장이 귀국하여 연 유학원 세미나에 참가하면서 믿음이 더 깊어지고 마음이 놓였지요. 그리하여 A군은 유학의 장도에 올랐고요. 한국 학교에서의 성적이 썩 훌륭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명문 보딩 스쿨에 입학할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모든 부모들이 선망하는 뉴잉글랜드의 보딩 스쿨에 입성할 수 있었음에 내심 만족했습니다.

 

A군 의 어머니는 영어에 능통하여 학교와의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자신의 손이 못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유학원에서 권하는 가디언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엄청난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유학원에서는 보딩 스쿨은 학업 양이 많음에 비하여 다른 특별 활동에도 할애해야 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다른 미국 친구들과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학업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복습의 과정과 새롭게 배우는 부분을 미리 공부하는 예습의 중요성을 설득하며 학원 수업을 받을 것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보딩 스쿨에서는 수업 시간에 SAT 등의 표준화 시험 준비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며 SAT 시험 대비를 위해 9학년부터 신경을 쓸 것을 당부했고요. A군의 어머니는 나름 중심을 잡고 A군을 교육했기 때문에 이러한 유학원의 권유에 쉽게 동요하지는 않았습니다.

 

드디어 Thanksgiving 방학이 가까워졌습니다. Thanksgiving 방학은 10일 간이었는데 귀국하기에는 너무 짧은 기간이었고, 여행을 하며 그냥 놀기에는 너무 긴 기간이었습니다. 더구나 마땅히 A군을 맡아 줄 친척이나 친지도 없었고요. 그래서 A군의 어머니는 유학원에서 권유하는 Thanksgiving 과외 지도 프로그램에 등록하기로 했습니다. 방학을 맞은 A군은 학원에서 전세를 낸 호텔에 투숙했고, A군 또래의 친구들이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본 친구들이었지만 오랜만에 또래 친구들을 만나 한국말로 실컷 떠들고 나니, A군은 새로운 학교에 가서 조심 조심 숨을 죽이며 적응하려고 애를 쓰며 받았던 스트레스가 확 풀리며 가슴이 후련해짐을 느꼈습니다. 타국에서 한국 친구와의 만남은 더 애틋하고 소중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부모의 못 말리는 교육열과 유학원의 상업적 욕구가 맞아 떨어진 성공적인 비즈니스 (?)

유학원에서는 Boston의 한 호텔을 빌려 학생들을 투숙시키고 학원 및 개인 과외 지도를 제공 했는데, 학원의 상업적 취지와 부모들의 교육 욕구가 잘 맞아 떨어진 성공적인 비즈니스였습니다. 이런 학원에서는 Thanksgiving 방학뿐 아니라 Christmas 휴가, 부활절 방학, 여름 방학 등 수 차례에 걸쳐 비슷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10일 동안 호텔 투숙비와 식사 값을 포함하여 한 과목 당 과외비로 $1000-1500을 호가하는 만만치 않은 가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SAT 과목 이외에 서 너 과목을 수강하고, 과외 비용을 지불하면서 개인 과외를 신청하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대학 입학 원서를 작성해야 하는 12학년들의 에세이 컨선팅비는 기가 막힌 액수였고요. 학교로부터의 호텔까지의 교통비, 학생이 10일 간 머물며 사용하는 용돈을 포함하면 10일간의 비용이 $10,000에 육박하는 엄청난 액수였습니다. 일 년의 보딩 스쿨 학비가 $30,000-40,000인 것을 고려하면 10일간의 학비는 가히 천문학적인 비용이라고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평소 소신 있는 교육관을 가지고 있던 A군의 어머니였지만, A군이 귀국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린 A군에게 혼자 여행을 하라고 할 수도 없고, 혼자 놀라고 내버려 둘 수도 없는 곤란한 처지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A군의 어머니는 A군의 기숙 학원 입학을 신청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뉴잉글랜드 지역뿐 아니라 멀리 플로리다주와 아리조나주에서 날라 온 친구들도 있었답니다. 갑갑한 보딩 스쿨에서 빡빡한 학교 생활을 하던 이들에게 또래 친구들과의 만남은 자유 그 자체였고, 그들이 투숙한 호텔은 해방구, 그 자체였습니다. 학원에서는 학생들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약속했었지만, 소수의 인원이 다수의 사춘기 학생들은 통제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나름 자신의 삶의 주체는 자신이라는 굳은 믿음을 갖고 사는 이들에게 대학생 조교들의 통제는 애당초 먹혀들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학원 수업을 하는 동안 수업을 빼먹고 Boston 시내를 배회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밤 새 노느라 부족했던 수면을 보충하려고 수업 시간에는 엎드려 자고 쉬는 시간에만 반짝 깨어 있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나자, 거의 Chaos의 상황이 연출되었어요. 밤이 되어 취침할 시간이 되었지만 학교 기숙사처럼 일괄적으로 소등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끼리끼리 삼삼오오 모여 앉아 밤을 새우기 일쑤였습니다. 일부 아이들은 가짜 신분증을 이용 Boston 시내에까지 원정 가서 구해 온 술과 담배로 파티를 벌였고요. 주위의 친구들의 권유로 A군도 술을 마시면 오랜 만에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학원이 마련한 이러한 이벤트는 아이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사교의 장이었지요. 며칠 안 됐지만 누구와 누구는 커플이라는 등의 소문이 난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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