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제 학교 탐구 (3)

제주 국제 학교 탐구 (3)

 

국제학교와 외국인학교 어떻게 다른가?

 

 

3-4년 전쯤 언론보도를 통해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가 폭로되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일이 있었다. 당시 인천지검 외사부에 따르면,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사건에는 국내 A그룹 전 회장의 딸 부부도 포함되어 있었고, 재벌가 며느리가 된 전 유명 아나운서도 포함되어 호사가들의 입방아 거리가 되었다. 이들은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외국 국적을 허위로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었는데,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과테말라 국적을 허위로 취득한 혐의를 받았다. 외국인학교에 입학할 조건을 갖추지 못한 학부모에게 서류를 위조해주고 돈을 받은 유학원과 이민 알선업체 관계자 여러 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1차 소환 대상인 학부모 50∼60명에 대해서도 차례대로 조사하여 일부는 사법처리 대상이 되었다.

 

외국인학교란 무엇인가?

과연 외국인학교는 어떤 학교이고 어떤 입학 조건이 있길래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일까? 외국인학교란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자녀와 외국에서 일정 기간 거주하고 귀국한 내국인을 위해 건립된 학교로 우리나라에는 50여 곳 이상이 운영되고 있다.

 

입학 조건은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외국인이거나 해외에 3년 이상 거주한 학생이어야 한다. 해외 거주 기간은 해 수로 3년이 아니라 출입국 증명서를 기준으로 해외에 머문 기간을 전부 합산하여 정확하게 1095일 이상이어야 한다. 단 하루라도 모자라면 자격 미달이지만 해외 체류 기간에 영속성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 해외 여행 기간까지 합산해도 상관 없다.

 

부모 한 사람이 외국인이거나 학생이 3년 이상 해외에 체류해야

예전에는 외국에 거주한 경험이 없어도 부모가 영주권자이거나 자녀가 이중국적자이면 외국인학교에 입학이 가능했다. 이런 연유로 부모가 에콰도르, 과테말라 등 중남미 국가에서 국적 세탁을 하거나, 원정 출산을 통해 외국 국적을 취득하여 외국인 자격으로 외국인학교에 입학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비리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됨에 따라 2009년부터 법률이 개정되어 외국인학교에 입학 기준은 자녀의 국적이 아닌 부모의 국적으로 변경되었다. 부모가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로 조건이 강화된 반면 학생의 해외 체류 기간은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완화되었다.

 

서 너 달 전, 새터민 한 분이 메일로 그리고 직접 전화를 하여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현재 10살 난 아들을 두고 있는데 이 아이가 영재 판별을 받았을 정도로 영리한데 이 아이에게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하여 TCIS (Taejon Christian International School)에 입학시키고 싶은데 도와 달라는 것이었다. 필자는 탈북민이라면 혹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외국인학교의 학비를 몰라서 무작정 외국인학교를 보내고 싶은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어 은근히 학비 이야기를 꺼냈더니 1년에 약 4000만원 이상하는 학비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노라 하여 필자가 머쓱해 졌다.

 

탈북민은 해외 거주로 인정하지 않아

필자는 TCIS의 Advisor 역할을 하며 TCIS를 홍보하고 학생 모집을 도와 주고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었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이북에서 탈출하여 국내에 정착한 경우이기 때문에 학생이 외국에서 3년이상 거주하는 조건에 해당할 것으로 여겼다. TCIS의 입학사무처장인 Kate도 외국인학교로 탈북민을 처음 받아 들이는 학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새터민 학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TCIS 학생들에게도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어서 TCIS 학생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TCIS를 관할하고 있는 교육청에 유권 해석을 요청했는데, 안타깝게도 입학 불가의 의견을 냈다. 북한은 우리의 주적인 나라이지만, 원래 하나의 국가이기 때문에 이북에서 살았던 것을 외국에 거주했던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필자뿐 아니라 TCIS에서도 꽤 아쉽게 생각했지만 상부 관리 기관에서의 결정은 번복될 수 없는 것이어서 안타까운 결정을 부모에게 전달할 수 밖에 없었다.

 

여권 위조, 국적 세탁 등의 방법으로 외국인 학교에 부정 입학시키는 부모의 삐뚤어진 자녀 사랑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 당국의 허술한 관리도 문제이고, 관리 감독 기관은 관할 교육청이라고 책임 소재를 서로 떠미는 것도 문제이다.

 

그렇다면 왜 비리를 저지르면서까지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려는 걸까? 외국 대학에 입학시키려는 경우 한국의 일반학교보다는 외국인학교에 입학시켜 외국 시스템으로 외국 진학을 위해 공부시키는 것이 대학 입학에 유리하기 때문이고, 자녀 혼자만, 혹은 기러기 유학을 하는 경우보다 가족 해체라는 문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때론 조기 유학을 시켜 외구에 보낸 경우에는 엄마의 손실이 닿지 못하고 심지어 과외나 학원 수업을 들을 수 없게 되지만, 외국인학교는 방과 후 과외나 학원 수업이 가능하고 심지어 특별활동까지 엄마가 챙길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유학보다 대학 입학에 더 유리하다고 말하는 학부모도 있다. 소수의 외국인학교의 Ivy League 학교 입학률은 미국의 최고 명문 보딩 스쿨의 입학률과 비슷한다는 점을 들기도 한다.

 

 

[외국인학교와 국제학교의 비교]

 

	외국인학교	국제학교
입학 자격	부모 한 사람 이상이 외국 국적이거나 자녀가 해외에 1095일 이상 거주한 경우	내국인 입학에 제한 없음
국내 학력 인정	외국인학교는 국내 학력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칙적으로 국내 대학 입학 불가능 단 청라달튼외국인학교는 예외	국어와 한국사를 이수한 경우 국내 학력이 인정되어 국내 대학 진학 가능함
대표적인 학교	Seoul Foreign School Seoul International School Korea International School Taejon Christian International School	Chadwick International School Korea International School Jeju 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Branksome Hall As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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