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배우 멜 깁슨 (Mel Gibson)이 여자 친구를 폭행했다 하여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여자 친구를 폭행하며 “너는 검둥이 (Nigger)에게 못 된 짓을 당해도 싸다”라는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Lethal Weapon”에서 흑인 형사인 Danny Glover와 멋진 파트너가 되어 후련하게 사건을 해결하여 인종적인 편견이란 없을 것 같았고, 더구나 “What Women Want”에서 여자들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여장까지 일삼았던 관용과 이해의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관객들의 배신감은 배가 되었을지 모릅니다.
성과 인종에 관하여 폭언을 감행한 멜 깁슨에 대한 실망감
멜 깁슨에게 실망을 감출 수 없는 것은 단지 약자인 여성을 폭행했다는 것뿐 아니라,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미국 사회는 여러 인종이 모여 사는 다 인종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은 아주 심각한 것으로 받아들여 집니다. 인종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다양성 교육이 시급하고도 절실한 사안입니다.
미국의 인구 센서스 당국은 2059년이 되면 백인이 더 이상 다수의 Majority 그룹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New York 주의 Long Island만 해도 백인이 97% 이상 차지하는 동네들이 많습니다. 멀리 K.K.K.단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크고 작은 인종차별은 지금도 존재합니다. WASP가 사는 동네에 유색 인종이나 종교가 다른 사람이 이사오면 주민들은 이들의 유입을 노골적으로 반대하며 그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사 온 사람의 차 유리창을 깨뜨리는 사건들이 종종 발생했고 이는 뉴스거리로 보도됩니다.
한국 학부모들이 학군이 좋다고 하여 맹모삼천지교를 부르짖으며 우수한 학군을 좇아 이사하는 곳이 New York주의 롱아일랜드 (Long Island)나 New Jersey 주의 클로스터 부근입니다. 우수 학군을 찾아 간 곳은 유태인이나 WASP가 Majority이고 한국인 학생은 Minority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보딩 스쿨도 마찬가지여서 소위 최고의 명문 보딩 스쿨일수록 한국인 학생은 Minority 일 뿐입니다.
정치적인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
그런데 이런 명문 학교 일수록 정치적인 올바름 (Political Correctness)이 근간을 이루기 때문에 적어도 수업 시간에 노골적으로 인종 차별을 하거나 인종 차별적인 발언은 절대 할 수 없지만,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이 되어 삼삼오오 모여 앉게 되면 역시 각 인종 별로 둘러 앉게 된다는 것입니다. 사춘기 이전의 어린 학생들에게서는 그다지 심하지 않지만 사춘기가 지나 자의식이 발전되기 시작하는 고등학생에 이르면 정체성에 대한 자각이 생겨서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현상을 근절하기 위해 미국 전역의 많은 학교들이 “Mix It Up at Lunch Day”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을 정도입니다. 같은 식탁에 앉게 된 학생들은 테이블에 놓여있는 질문들에 대답하며 자신을 새로 만난 친구에게 소개하고 좋아하는 스포츠, 취미, 음악 영화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친구가 됩니다. 특히 보딩 스쿨에서는 Advisor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혼합된 Advisee Group이 함께 점심 식사를 하거나 특별활동을 하며 친분을 쌓아갑니다.
“Mix It Up at Lunch Day”를 시행하기도
우리나라에서도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로부터 핍박을 받고, 한국 전쟁 중에는 중공군들로부터 침략을 받아서 일본인들을 ‘쪽발이’, 중국인들을 ‘짱께’라고 불렀습니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나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지에서 오는 사람들에게 편견을 가지고 노골적인 차별을 하고 있음을 심심치 않게 목격하게 됩니다.
이렇게 다른 민족들을 비하하는 말을 듣고 자란 자녀들은 타 민족이나 타 인종에 대하여 막연한 적개심이나 증오를 갖게 되며, 이들이 성장한 후에도 자기와 인종적 문화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혀 이해와 관용을 갖추기 어렵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백인,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Native American, 아랍인 등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고 남녀 등 다른 성별이 있으며, 기독교, 천주교, 불교, 이슬람교 등 여러 가지 종교가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신과 다른 인종, 국적,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부모들이 어떻게 지칭하느냐에 따라 타인에 대한 자녀들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진정한 리더는 다양성에 관한 관용과 이해가 있어야
오늘날 미국은 세계 각국에서 이민·유학 등으로 밀려오는 사람들로 다인종, 다문화 사회로 이동해 가고 있고, 우리나라도 유학이나 취업, 결혼 등으로 다른 민족이나 다른 인종들의 유입이 한층 더 심해졌습니다. 따라서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무대는 인종 종교 국적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 곳이어야 합니다. 이런 무대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학생들은 자기와 성장 배경이 전혀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어야만 합니다. 자녀가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자신과 다른 사람을 관용하는 것은 물론, 동정심 또는 측은지심 혹은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계발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 자신부터 문화적 인종적 다양성에 관한 이해가 솔선수범되어야
자녀가 자기와 배경이 다른 사람들을 관용할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려면 우선 부모부터 다른 인종이나 민족을 경멸하는 용어를 절대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일상 생활 대화에서 은연중에 특정 인종이나 민족을 차별하는 언어를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점점 더 다양성이 강화되는 21세기를 살아가야 하는 자녀에게 부모는 나와 다른 배경의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며,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관용을 베풀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측은지심을 가지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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