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도 자녀 교육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엄마들을 질시하여 부르는 말이 있습니다. “Soccer Mom”, “Helicopter Mom”, “Hockey Mom” 등이 그런 표현입니다. 한편 자녀 교육을 가정의 대사로 여기며 온 가족이 자녀 교육에 집중하는 아시안 이민 가정의 특유한 사고 방식에 따라 자녀를 교육하는 어머니라는 의미의 “Asian Mom”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저는 한국 부모 특유의 교육관을 가진 엄마들을 “Korean Mom”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가끔 미국의 보딩 스쿨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Korean Mom”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쓴 웃음을 짓습니다. 이런 단어를 들어야 하는 것에 얼굴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Korean Mom”은 다른 어떤 요인보다 성적을 자녀 교육의 최우선 순위에 두기 때문에 인성 이나 미래 직업에 관한 문제, 예술 교육, 정서 문제 등도 뒷전이고 오로지 학업 성적으로 자녀를 파악합니다. 또한 학업의 향상을 위해서 모든 종류의 학원 교육이나 과외 지도에 역점을 두게 되는데 예술 교육도 단순히 수행 평가나 유명 대학 입학의 일환일 뿐입니다.
자녀가 Calculus A+, AP Chemistry A+, US History A에 English B를 받았을 경우, 보통의 미국 엄마들은 좀 오버한다고 보일 정도로 자녀가 A학점을 받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국 엄마는 먼저 왜 English 과목은 B를 받았느냐고 묻습니다. 이런 한국 엄마의 모습이 미국 사람들, 특히 미국 선생님들에게는 도저히 이해 불가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이런 부모들도 있구나 하고 넘겨버리면 좋겠는데, Korean 학생들의 선전에 시기심을 가지면서 학업에 목을 매는 "Korean Mom"의 태도에 비웃음과 질타를 가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근래 몇 년 들어 부쩍 미국 사회에서는 Asian 학생이 Ivy League를 비롯하여 명문 대학 진출을 경계하는 눈초리가 점점 더 냉정해 지고 있습니다. 교육세를 내는 것은 대다수의 미국인들인데 왜 유독 Asian 들만 대학 교육의 혜택을 더 많이 받고 있느냐는 볼 멘 소리를 합니다.
특히 미국 전체 인구에서 Asian 비율보다 Harvard 대학을 비롯하여 Ivy League 대학에 Asian 들이 높은 합격율을 나타내게 되니 미국 사람들의 질투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Asian 들이 많이 거주하는 California 주의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UC Berkeley의 경우 Asian 학생의 비율이 무려 41%나 되고, UCLA도 38%나 됩니다. (Collegeboard 2007 통계) 아주 오래 전 유태인들의 Harvard 대학 입학률이 WASP 들의 그것을 상회했을 때에 같은 감정을 느꼈던 것을 상기해 보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이런 미국 사람들의 질타는 Asian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은 Asian 학생들이 우수해서라기 보다 “Asian Mom”들의 삐뚤어진 교육관 때문이라는 거죠. SAT는 "Scholastic Aptitude Test"여서 대학에 입학하여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그야말로 평소 실력으로 보아야 하는 건데, Asian 학생들은 SAT 학원을 다니고 문제 푸는 요령을 습득하여 미국 학생들보다 점수가 높다는 것입니다. 대다수 미국 부모들은 우리 나라 부모들과 같은 방법으로 SAT 시험 공부를 시키지 않고, 또한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에서도 정규 수업 시간에 SAT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Korean Mom”들에게는 SAT 수험 준비를 하지 않고 SAT를 본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일 것입니다. 유학생들은 방학 때마다 한국에 돌아와서 여름 방학 3개월 내내 SAT 학원에서 하루 종일 SAT 책과 씨름을 해야 하니까요. 일부 인기 있는 학원에 등록시키기 위해서 학부모들은 새벽 4시부터 학원 앞에서 줄을 서며 장사진을 칩니다. 그러므로 “Korean Mom”은 아이가 방학을 맞아 한국에 돌아 온 다음 날부터 학원에 보냅니다. 물론 방학이지만 휴식이라곤 없습니다. 가족 여행도 사양하고 진정한 의미의 특별 활동이나 봉사 활동도 없습니다. 다만 대학 입학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이를 위한 봉사 활동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의 SAT 학원에서는 Critical Reading 시험에 있어서 긴 Passage를 다 읽을 시간이 없으므로 앞 뒤의 문장을 읽고 “이럴 경우에는 이것이 답이다” 하면서 문제 푸는 요령, 아니 답 찍는 요령을 가르치기도 한답니다.
따지고 보면 SAT 시험에 있어서 미국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은 엄밀한 의미의 공정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Asian에 대해서는 좀 더 비판적인 관점에서 엄격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논리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2400점을 받고도 Harvard 대학 입학에 실패했다는 Asian에 관한 이야기는 그런 맥락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천연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은 부모의 높은 교육열이 한국 사회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라고 하여 교육열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이기 때문에 이런 못 말리는 교육열을 인위적으로 식힐 방법은 없겠지요. 하지만 남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 그런 교육열이 아닌 상식이 통하는 수준의 교육에 대한 진정한 열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즉 부모가 억지로 만든 인위적인 성적이 아니라 미국 대학의 기준에 적합하고 적정한 수준의 학업과 이를 뒷받침하는 능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의 “Korean Mom”은 쓴 웃음을 짓게 하는 부끄러운 의미의 단어이지만, 진정한 교육 열의를 표현하는 좋은 의미를 가진 단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www.seqgroup.com
유학 상담 및 문의는 yhpark@seqgroup.com
'교육일반 > 자녀교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아들이 10학년 학기 말 영어 시험에서 D¯를 받았어요 (0) | 2009.04.02 |
---|---|
공부 못한 엄마들이 대리 만족 얻으려고 애들을 들볶아 (0) | 2009.03.18 |
우리 아이 학교 적응 어떻게 도울까? (0) | 2009.03.03 |
천정부지의 컨설팅비를 지불하신 건 아닌지요? (0) | 2009.02.14 |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 서머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0) | 2009.02.02 |
부모 동반 데이 스쿨로의 유학 (0) | 2008.12.16 |
엄마와 함께 떠나는 기러기 유학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까? (1) (0) | 2008.12.04 |
엄마와 함께 떠나는 기러기 유학,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까? (2) (0) | 2008.12.04 |
자유 분방한 우리 아이, 보딩 스쿨 보내도 될까? (0) | 2008.11.17 |
보딩스쿨에서 "Local Representative"에게 요청하는 "Prospective Parent Contact Report" (0) | 2008.1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