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P군, 왜 조기 유학에 실패했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P군의 부모는 일찍이 조기 유학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초등학교 5학년의 비교적 어린 나이에 P군을 명문 Junior Boarding School로 유학 시키기로 했습니다. P군의 지능이 대단히 우수했고 담대한 성격으로 조기 유학에 적합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유학 당시 영어에 능숙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학생들만 기거하는 기숙사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몇 달 되지 않아 생활에 전혀 불편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영어가 능통하게 되었고 미국인 학생들과 잘 어울리며 학교 생활에 쉽게 적응해 갔습니다. P군의 부모는 자신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학교 생활에 쉽게 적응해 가는 P군이 여간 대견스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똑똑하던 내 아이.. 왜 갈수록 성적이?  
 

그런데 쉽게 학교 생활에 적응하여 부모의 자랑거리였던 P군은 9학년이 되어 Senior Boarding School에 입학 지원을 하게 되었는데 실망스럽게도 P군이 받은 TOEFL 성적과 SSAT 성적은 한국에서 지원하는 학생들의 점수에도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것이었습니다. P군의 부모는 두뇌가 명석한 P군을 세계적으로 일류라는 명문 학교에 조기 유학시켜 최상의 교육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P군의 실력이 한국에서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것이었음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지능이 높았고 성격도 좋아서 학교 생활에 문제가 없었던 P군의 학업 성적이 왜 저조하였을까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의 자녀들이 조기 유학을 떠납니다. 이들의 특징은 부족함이 없는 가정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관대하고 조급하지 않고 여유가 있고 느긋합니다. 이런 성격은 주위의 사람들을 푸근하게 만들기 때문에 인기도 좋고 친구도 많습니다. 성격이 느긋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지 않으므로 조기 유학을 하여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어도 비교적 적응을 잘 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심한 긴장감을 느끼거나 압력을 받는다고 생각될 때에는 인내심이 부족하여 참아내기 힘들어 하고 끝까지 이루어 내고야 말겠다는 근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포기하기 쉽습니다. 인내심을 발휘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끌어내어 끝까지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잘 견뎌내지 못하고 좌절하거나 회피하기 쉽습니다. 한 마디로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한의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지요.

 

어린 나이에 홀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에 대하여 안도감을 느끼고 적응 못하여 혹은 집에 가고 싶다고 울고불고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하다고 느낍니다. 우수한 지능을 가졌기 때문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버리고 교정해야 하는 시간을 그냥 흘려 보냅니다. 그런데 시간이 가도 자녀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하여 주류로 편입되지 못한 채 언저리를 맴돌며 학업에 취미를 붙이지 못하고 게임, 담배, 술, 이성 친구에 몰두하게 되므로 기대가 컸던 부모로서는 여간 실망스러운 게 아닐 수 없습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부모는 학업에 관심이 없고 대학 입학이나 미래의 자신의 직업에 관해서도 걱정을 하지 않는 자녀에게 애가 타서 설교를 늘어 놓고, 달래보기도 하고, 야단을 치고 때론 위협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모의 이런 태도는 자녀의 견해나 태도를 바꿀 수 없습니다. 전혀 도움이 안되지요. 이미 조기 유학을 통해 자신의 주관이 형성되었고 부모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롭게 살아왔던 자녀에게 뒤늦은 부모의 충고나 설교가 먹힐 리 없습니다. 오히려 이제까지 좋았던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가 치명적으로 악화될 뿐이지요.

 

문제점은 무엇일까?

일찍이 부모의 자랑이요 기대였던 P군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이 모든 것의 이유는 동기 부족입니다. 동기 부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겁니다. 조기 유학한 학생 중 동기 부여가 적절하게 이루어 지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왜 그럴까요?

 

- 자신에 대한 좋은 이미지나 자신감을 형성하기 전 너무 일찍 조기 유학을 감행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만들어 지기 전, 자신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형성되기 전 너무 어린 나이에 부모의 품을 떠났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없고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으로 충분히 가능한 활동에도 회피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학생들은 실패가 두려워 시도하려고 하지 않고 가능한 한 회피하려고 하고 작업을 최대한 지연시키려고 합니다. 자녀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가졌던 부모로서는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닙니다.

 

- 부모나 가정으로부터 필요한 때에 적절한 조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재정적으로 여유 있고 자녀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녀가 부모 곁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겠지요. 그러나 조기 유학만 떠나면 만사가 형통하리라 믿고 어린 나이에 준비 안 된 상태로 유학을 떠났기 때문에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방치된 상태에 놓였던 것입니다. 부모 조력의 부재지요. 이는 꼭 재정적인 부모의 도움을 말하는 것은 아니고 정서적인 도움이나 정신적인 안정감, 지적 자극이나 계도를 말합니다. 학업의 문제는 학생의 지적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런데 집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했었더라면 부모는 자녀에게 질문을 하고 함께 지적 탐험을 함으로써 지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집을 떠나 있다 보니 지적인 훈련을 하기보다는 친구들과 운동 혹은 컴퓨터 게, 이성 친구나 술 담배 마약 등의 유해 물질들에 몰두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부모로부터 적절한 지적 훈련을 받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어린 자녀는 배움의 대하여 커다란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배움에 대한 자신의 능력을 깨닫지 못하고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 학교에서 학생에 대한 기대감이나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어린 나이에 외국의 명문 학교에 입학한 학생의 경우 혹은 약간의 인종적인 차별이 존재하는 학교의 경우 더욱 이런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학생의 자세는 교사의 태도가 반영됩니다. 교사가 자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지적인 자극을 가하면 학생은 교사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활성화되면 교사는 학생의 능력을 더욱 더 개발시키기 위하여 더 많은 자극을 주게 됩니다. 그러나 학생이 수업 시간에 소극적이고 두드러지는 지적 능력을 보이지 않고 더구나 의사소통에 장애까지 느끼게 한다면 교사는 그 학생에 대하여 커다란 관심을 쏟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에 따라 학생의 지적 능력은 더 이상 개발되거나 발전할 수 없게 됩니다. 더구나 학교에서 부모의 태도가 학교나 학생에 대하여 무관심하다고 느껴질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외로움이나 정신적인 압박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동기 부여가 적절하게 이루어 지지 않은 학생이 점점 주어지는 과제의 양이 방대해지고 이를 제 시간에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하여 정신적 압박감을 느끼게 되면 더욱 더 부정적으로 소극적으로 반응하게 됩니다. 긴장을 느끼게 되면 될수록 이런 학생들은 긴장감으로 발생 되는 불쾌감으로부터 해방되려고 여러 가지 방어 기재를 작동시킵니다. 최대한 지연 작전을 쓰거나 회피함으로써 실패의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아무리 좋은 학교에서 좋은 교육과정을 제공받는다 할 지라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고 Loser로서의 좌절감과 죄책감을 느끼게 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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