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많은 유학원들이 관리형 유학 사업에 착수하여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등지에 초등학교 5,6 학년 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 까지 많은 조기유학생들을 내보냈습니다. 소위 "Local Coordinator"가 학교 생활과 홈스테이 가정에 관리와 감독을 실시하기 때문에 부모 동반 기러기 유학의 문제점과 사립 보딩 스쿨에서의 문제점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이라는 미디어 광고와 함께 전국적인 규모의 유학설명회가 이어졌습니다. 또한 유학 박람회만다 이런 종류의 유학을 소개하느라 범석을 떨었습니다.
코스닥에 상장한 대형 어학원도 관리형 유학 사업에 뛰어 들어..
최근 2, 3 년 간은 중소 유학원은 물론이고 어학원에서 성장한 대형 학원들도 유학 사업에 뛰어 들어 이와 같은 관리형 유학이 대세를 이루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코스닥에 상장 한 대규모의 어학원들까지 미국의 재단을 설립하여 학생들을 내보내고, 직접 미국이나 캐나다 현지에 학교를 임대하고 기숙사 시설을 건립하여 단기 언어 연수에서 장기 유학까지 학생들을 송출했습니다.
미국 현지 코디네이터 (Local Coordinator)는 학생이 호스트 가족, 지역사회, 학교에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현지에서 조언하고 지도, 감독하는 역할을 하고, 지역 관리자는 유학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학교와 호스트 패밀리, 학생을 방문하거나 또는 전화상으로 학생이 잘 적응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체크하므로 부모들은 자녀를 안심하고 유학 보낼 수 있다고 선전 했습니다. 더구나 정기적으로 학생 평가보고서를 작성하여 부모님들께 보내주기 때문에 더욱 안심할 수 있는 최상의 유학의 방식이라고 홍보 했습니다.
관리형 유학은 우리 나라만의 독특한 유학 방식
자녀의 유학에 부모가 동반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업 능력이 보딩 스쿨에 입학하기에 모자라고, 어린 자녀를 홀로 기숙사에 뚝 떼어 놓기에는 안쓰럽고, 한국식 생활 방식에 익숙하여 혼자 기숙사 생활하는 것에 믿음이 가지 않을 때, 미국의 사립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한국인이 운영하는 기숙하우스 혹은 외국인 가정에서 생활을 하며, 전담 코디네이터가 방과후 부족한 학습을 보충해 주고, 생활 지도를 하고 학교와 부모의 연락을 주도한다는 제도에 부모님들은 솔깃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관리형 유학 사업에 정체 모를 재단이 등장했습니다. 유학원은 학생을 모집하고 재단은 모집된 학생을 학교에 연결하는 역할을 하지요. 재단에서는 소규모의 경쟁력이 없는 사립학교 특히 크리스쳔 스쿨과 연계하여 한국의 유학원에서 모객한 한국 학생들을 각 학교로 배정하고 외국인 가정 혹은 재단에서 운영하는 보딩 하우스에 학생들을 수용합니다.
국내 유학원, 재단, 경쟁력 없는 현지 학교 들의 합작품
미국에는 다양한 수준의 사립학교들이 있는데 그 중 일부는 경쟁력이 없어서 미국 현지 학부모들에게 외면 당하여 늘 적정 인원수가 부족하여 재정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학생 모집에 애를 태우는 학교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재단에서는 이런 학교들과 계약을 맺어 한국 학생들을 수용합니다. 도태되기 직전에 있는 현지의 초라한 사립학교들과 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지요. 현지 학생 뿐 아니라 많은 한국 학생들이 지원하여 엄청난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소위 명문 보딩 스쿨과는 퍽 대조를 이루는 학교들입니다. 이런 학교들은 유학원에서의 선전과는 달리 College Prep School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 졸업생 전원이 4년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취업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도 있음에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재단에서는 학비나 학교 수, 제공 프로그램 등 다양한 학교의 문제가 한국의 학부모에게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여 이런 문제에 퍽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재단은 학부모가 학교에 직접 접촉하는 것을 최대한 막으며 모든 일은 한국의 유학원이 의뢰하며 미국의 재단을 통해 학교에 전달되는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몇 년간 관리형 유학이 진행되면서 최근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고 비리가 목격됩니다. 가장 큰 비리는 유학원의 과도한 비용 요구입니다. 최근 상담을 요청한 한 학생이 겪은 재단과 유학원과의 힘든 싸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학부모는 재단의 학교 배정에 관한 고유 업무에는 관여할 수 없다."
J군은 2년 전 C유학원의 권유와 C재단의 주선으로 미시간 주의 한 크리스쳔 사립학교에 입학 했습니다. J군의 부모는 크리스쳔 사립학교의 최종적인 배정은 미국 재단의 고유 업무이므로 한국의 유학원이나 부모님이 배정에 관한 어떠한 업무에도 관여할 수 없다는 계약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문화의 다양성을 경험하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재단에게 호스트 패밀리의 인종 및 종교, 직업, 자녀 수 또는 다른 성격에 대한 이유로 호스트 패밀리를 바꿔달라는 특별한 요청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찜찜하기는 했지만, 부모들의 짧은 영어 실력으로는 학교와 직접 연락이 가능하지 않았으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또한 학생들은 각자 호스트 가정의 능력에 대한 현실적인 기대 사항을 잘 파악해야 하며 다른 학생 호스트 패밀리와 비교해서 그들에게 불평을 삼가야 한다는 주의도 받았습니다.
유학원에서는 학부모가 학교에 직접 연락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서
J군의 부모는 한국의 유학원에 학교에 대한 요구나 호스트 가정에 대한 자질구레한 요구를 했지만, 무시되었고 아예 재단측에 전달되지 않는 듯 늘 묵살되었습니다. 유학원은 재단에서 이를 처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고, J군의 학교에서도 재단과 학교와의 계약이므로 재단 측을 설득하라는 것뿐이었습니다. 재단에는 분명 한국인 스태프들이 상주하고 있었지만, 표면적인 책임자는 외국인이어서 J군의 부모는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유학원에서는 부모가 재단이나 학교와 직접 연결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서 접촉을 방해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므로 J군의 학교 생활에 필요한 일들은 제대로 충족되지 않아 학교에 대한 불만이 커졌습니다.
관리형 유학 비용으로는 학비 이외에 호스트 패밀리에 지불하는 생활비를 포함하여 프로그램 비용과 기타 비용을 받습니다. 이 때 항공권, 개인 용돈, 학교에 지불하는 기타 비용 혹은 과외 지도 비용, 특별 활동 비용 등은 제외됩니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관리형 유학이 학생의 학업이나 생활 지도 비용까지 포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보딩 스쿨의 학비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재단과 유학원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명목으로 별의별 비용을 청구하기 때문에 결국 보딩 스쿨의 학비보다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관리형 유학 비용이 보딩 스쿨 유학 비용보다 결코 저렴하지 않습니다.
지난 해 10월에는 J군의 부모에게 납득할 수 없는 비용이 청구되었습니다. 유학원에서 다음 학년 진급하는데 필요한 프로그램 연장 신청서에 사인 요청을 하면서, 연장 비용 $2000.00을 지불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사립학교에서는 내년 9월 학기 등록 신청을 받을 때, 금년 3,4월에 Enrollment Contact를 학부모에게 보내 사인을 하게 하고, 자리를 확보하는 의미로 학비의 10% 정도 예치금을 미리 납부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이 보증금은 7,8월에 정식으로 청구되는 다음 학년의 학비에서 차감됩니다. 그러므로 예치금은 학비에 귀속되는 것으로 진급을 할 때 당연히 더 필요한 비용은 없습니다.
그런데 C유학원에서는 진급 명목으로 별도의 프로그램 연장 비용을 청구한 것입니다.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어디에 사용되는 비용인지 모호한 학비 이외의 경비로 최소한 $2000.00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와 아울러 다른 학교로 옮길 경우에는 프로그램 연장 비용 ($2000.00)과 변경 신청비 ($1000.00)도 지불해야 한다는 유학원이 임의로 정한 일방적인 계약 조건들을 따르도록 강요했습니다.
별의 별 명목으로 과다하게 비용을 청구하기도..
또한 부족한 학과목에 대한 과외 수업 비용이 부풀려 청구되었고, 다른 학교에서 실시되는 운동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호스트 패밀리가 청구하는 교통 편 제공 비용도 과다했지만, J군의 부모는 혹시 J군에게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여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의 품행에 문제가 있거나 학업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의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강제 귀국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는 조항도 있어서 꼼짝없이 재단과 유학원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J군은 마치 볼모로 잡혀와 있는 느낌을 받곤 했고, J군의 부모는 자식의 일이기 때문에 행여 잘못 될까, 하고 싶은 말도 극도로 자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관리형 유학이 보딩 스쿨에 적응하기 힘든 학생에게, 혹은 기러기 가족 해체 현상을 막아 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 좋은 제도임에는 틀림 없지만, 유학원에서 과도하게 혹은 부당하게 청구되는 비용들이 포함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습니다. 관리형 유학을 계획하거나 시행하고 있는 학부모님들은 유학원 혹은 재단에서 청구하는 비용이 적절한지, 계약서에 명시된 비용 이외에 청구되는 비용은 어떤 것이 있는지, 학교나 재단 혹은 유학원에 문제가 있을 때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정당한 서비스를 받지 못했을 때 어느 곳에 해결을 요구할 수 있는지 등등을 꼭 집고 넣어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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