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입학(Conditional Offer)과 고3병 (Senioritis)
벌써 재작년의 일이다. 실제 일어났던 일이다.
어릴 때부터 영국의 Harrow School에 다니던 A군은 영국을 떠나 대학은 미국에서 다니고 싶었다. 그래서 지원 전 여름 방학에 UC Berkeley에서의 Summer Program에서 좋은 경험과 추억을 간직했고 아버지 하시는 사업이 San Francisco였기 때문에 별 다른 생각 없이 단박에 Berkeley를 선택했다. Harrow Schoo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A-Level 예상점수도 훌륭했기 때문에 Berkeley에서 Acceptance를 받을 수 있었다. A군의 Harrow School 친구들은 당연히 영국 대학을 지원했는데 A-Level의 최종성적이 발표되는 8월달 이후까지 대학 입시 발표를 기다려야 했다. 그야말로 Harrow School에서 A군은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Senior의 자유를 맘껏 누렸다. 이미 Berkeley에서 합격증을 받았기 때문에 영국 친구들은 A-Level 시험 준비를 위해 눈코 뜰 수가 없었지만, A군은 수업도 대충, 숙제도 대충, A-Level 시험도 대충 치렀다.
그래서 각 과목의 예상점수를 완전 뒤엎고 최악의 점수를 받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미 Berkeley로부터 합격증을 거머 쥐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Deposit를 지불하라 하여 Deposit을 지불했고, 미국 학생 비자를 위한 각종 서류가 도착되어 비자 신청 서류를 준비하고 미국 대사관 영사관에 가서 유창한 영어로 영사와 인터뷰를 하며 영사가 Berkeley에서의 너의 앞날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원한다는 Blessing까지 받았다. 일찌감치 캠퍼스 내에서 가장 시설이 좋다는 Residence Hall을 신청해 두었고, 신입생 Orientation에 초대를 받아 참석하겠노라 RSVP에 대답도 해 놓았다. 아버지 회사에서 거래하는 여행사를 통해 항공편도 마련을 해두고 Orientation 며칠 전에 도착하여 시차로 적응하고 기숙사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고 시내 지리를 익힐 계획을 수립해 두었다.
“아뿔사!!!!”
출발하기 딱 삼일 전에 Berkeley의 Dean of Admissions으로부터 편지 한 장을 받았다. A-Level 시험 결과를 확인한 결과 Berkeley의 학업 기준에 미치지 못하여 부득이하게 합격을 취소할 수 밖에 없겠노라고 하며, 지불했던, Deposit은 Non-Refundable Deposit이었기 때문에 Deposit은 돌려 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세상에 이것보다 더 황당한 일이 또 있을까?
당장 Berkeley에 달려가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겠지만, Berkeley에서 준 합격 (Acceptance)는 여전히 조건부 합격 (Conditional Acceptance)이다. 영국 학생의 경우라면 최종적으로 A-Level 시험에서, IBDP를 공부했던 학생이라면, 최종 IB 시험에서 미국 학생이라면, 학교의 Mid-Term과 Final -Term에서 소기의 학업 기준을 통과하거나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설마” 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위의 A군의 경우는 실제 일어났던 사건이다. 이미 모든 대학에 지원이 끝나버렸기 때문에 A군은 다음 해에 지원하여 Ivy League 대학에 입학했다. 아마도 십 수년 살아온 A군 인생의 최대 위기였고, 그 위기를 통해 어마어마한 교훈을 얻게 되었을 것이다.
정시지원에 지원한 학생들에게 하나 둘씩 결과가 발표되고 4월에는 거의 모든 학교가 당락을 발표하게 될 것이다. 합격한 학교에는 Deposit을 하게 된다. 그럼 나머지 학교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5월1일까지 합격한 대학 중 한 곳을 골라 Deposit을 하고 나면 나머지 대학은 합격이 취소된다. 대학들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정원을 조정하면서 부족한 경우 대기자 명단에 있는 지원자 중 필요한 만큼 추가입학 기회를 주게 된다.
이제 가을에 입학할 대학을 결정한 만큼 특별한 절차가 남아 있지는 않다. 대학은 입학할 학생들에게 학비 납부일과 입학식 일정 등 대학생활에 필요한 여러가지 과정들을 이메일 등을 통해 알려주기 때문에 이를 놓치지 않도록 항상 잘 살펴보기 바란다. 학생이 지원할 때 사용한 Common App 이외에 각 대학에서 신입생 혹은 지원학생에게 제공하는 Portal이 있는데, 이곳에 ID와 PW를 등록하면 하나 하나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비록 입학할 대학을 결정하고 Deposit을 했다고 해도 여전히 고등학생 신분이고, 그 대학의 학생이 아니란 점이다. 다시 말해 대학은 합격자들의 학업수행 과정을 여전히 살펴보고 있고, 12학년 2학기 성적도 받아보게 된다. 오늘 질문에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여전히 학생들은 조건부 입학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만약 비행을 저지르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학업 또는 학교생활을 등한시 했다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학의 판단에 따라 합격이 취소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사례는 위의 A군의 경우처럼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4년의 노력 끝에 드림스쿨에 합격했지만 한 순간에 대학 문을 넘어보지도 못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학하는 그날까지 자신의 생활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와같은 상황의 원인은 크게 성적 하락과 행동적 문제, 비행 등 두 가지가 가장 많다. 성적이 A에서 B로 하락했다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D 또는 F 같은 결과가 나왔다면 대학은 그 이유에 대해 학생 혹은 칼리지 카운슬러에게 문의하게 되고 학교 수업에 충실하지 않았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업에 최선을 다해 항상 좋은 성적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문제적 행동은 고3병 (Senioritis)이 생겨 긴장의 끈이 풀리면서 자신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데 소홀한데서 문제가 비롯된다. 그리고 간혹 고등학생 신분의 기본을 넘어서는 일을 저지르거나 연루될 수도 있다. 이 또한 사인이 심각한 경우 합격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세쿼이아 그룹 > 유학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미국 대학교 조기전형 지원자 통계와 분석 (0) | 2021.04.06 |
---|---|
공인교육컨설턴트의 통계분석에 의한 미국대학 입시 조언 (0) | 2021.04.05 |
미국 대학교 합격자 발표 (0) | 2021.04.05 |
2021년 미국 대학교 입시 분석 (0) | 2021.04.05 |
COVID-19 사태를 통해 예상되는 내년의 미국 대학 입시 경향 (0) | 2021.04.05 |
미국의 명문대학 입시 필승 전략 (0) | 2021.03.29 |
Ivy League를 비롯 미국의 명문대학교 입학 (0) | 2021.03.29 |
Comfort Zone을 박차고 Global 무대로 (0) | 2021.03.02 |
2년제 준학사 (Associate Degree) 학위로 도전할 수 있는 유망 직종 (0) | 2020.07.28 |
미국의 검정고시 (GED) (0) | 2020.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