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중앙일보에 연재되었던 칼럼입니다.
부산에서 미국 코네티컷주 S학교 10학년에 유학한 A군은 경상도 악센트가 강해서 영어 발음에 통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P와 F발음을 혼동한다는 지적을 받은 후에는 더욱 주눅이 들어 선생님의 질문에 늘 모기 소리로 대답하곤 했죠.
그런데 이 학교에서는 11학년 3학기 중, 한 학기 동안 주 2회 수업하는 대중 연설(Public Speaking) 과목을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전교생 앞에서 연설을 해 본 경험이 전혀 없었고, 발음에 유난히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던 A군은 대중연설 과목이 무척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죠.
지도자 양성 목적의 '대중연설' 필수과목... 자신감 회복에 좋아
대중 연설은 미국 사립학교 교육프로그램입니다. 17세기 청교도들이 신천지 건설의 꿈을 갖고 미국에 이주한 뒤 염려했던 문제 중 하나가 자녀 교육이었어요. 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하버드대학 등을 우선 설립했고, 이어 영국의 사립학교를 모델로 삼아 보딩스쿨을 세웠습니다. 대중 연설과목은 보딩스쿨에서 볼 수 있는 교육방식입니다.
대중연설 과목에서는 10명 이내의 학생이 교사 두 명의 지도하에, 효과적으로 편안하게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세미나와 토론 형태의 수업이 병행하면서, 학생들은 각자 주제를 선정하여 연설문을 작성하고 스피치 연습을 한 후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3~5분간 연설을 합니다
다시 A군의 얘기를 해볼까요?
말하는데 주눅이 들었던 A군.. 그는 한 학기 동안 선생님에게 개인적으로 계속적인 발음 교정을 받았고, 연설하는 자세도 배웠습니다. 녹화된 테이프를 모니터하여 불안정하게 움직이는 손동작도 교정받았고요.
A군은 연설 주제로 미국 학교에 와서 자신이 겪었던 실수담을 택했습니다. 상대방이 부정 의문문으로 질문할 때 한국어를 말하는 방식으로 대답해 늘 상대방을 헷갈리게 했던 일화를 소개했어요.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미국 친구들은 이럴 때마다 "Yes or No?"하며 되묻곤 했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유머와 실수담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려는 A군에게 친구들은 호응을 해주었고, 실수없이 연설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전교생이 모인 자리에서 당당하게 연설을 마친 A군은 발음 콤플렉스에서 벗어났고, 미국 친구들에게도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친 김에 11학년 마지막 학기에는 학생회장 출마도 고려하고 있다네요.
http://www.seqgroup.com
http://goboardingscho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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